이민희 칼럼

건강 잡지 등에 게재하였던 한방 칼럼 내용입니다.

“천수(天壽)”

원래 천수라고 하는 인간의 정상적인 수명은 120-150살이라고 한다. 모세는 120세까지 살았는데 생애를 마칠 때까지도 기력이 왕성했다고 한다. 히포크라테스도 109세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 독서와 강의, 저술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의학이나 문명이 발달한 현대에서 인간의 평균 수명이 70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슈프의 자료에 의하면 노쇠에 의한 자연사라고 생각되는 65세 이상의 노인 의 사체 400구를 해부를 해본 결과 시인(死因)이 모두 어떤 병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세네카는 ‘인간은 죽는 것이 아니다. 자살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기에 적절한 말이다.

인간의 수명은 인력으로나 과학이나 문명으로 더 연장시킬 수 없지만 생활 습 성 즉 조식과 섭생을 통해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을 배제할 수 있다. 세계 3대 장수촌으로 소련의 카프카스 산맥에 있는 그루지야 지방, 파키스탄의 카라코룸 산맥에 있는 훈자 지방, 그리고 에콰도르 안데스산맥에 있는 빌카밤비 지방 등이 있는데, 그 공통점은 지역적으로 고산 지방이며 주식은 잡곡이고 동 물성 지방의 섭취량이 적으며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 는다. 또한 광물질이 많이 함유된 자연 생수를 마시고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하므로 활동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연 속에 묻혀 살면서 욕심이나 긴장, 시기 등의 칠정오욕을 멀리하는 마음이 중요하 다고 할 수 있다.

유사 이래로 동서고금을 통해 인류의 공통적인 꿈이라면 장수와 회춘(回春)일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그 시기는 정확하지 않으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터 득하기 위한 양생법의 연구는 아주 오래 전 태고 때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일찌기 노자와 장자의 활선인(活仙人)이 되는 가르침이 전해지고, 우리나라에 서도 이퇴계와 정약용 선생도 선도(仙道)의 높은 경지에 이르렀던 분들이다. 양 생의 원리는 소우주인 인체 음양의 두 가지 기운을 조화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 다. 이러므로 양신(養神)과 양형(養形)이 이루어질 때 인체에는 병이 접근하지 못 하고 장생의 도(道)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죽림칠현(竹林七賢)중의 한 분인 혜강은 양생하고 장생하는 데에는 다섯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다. “명예나 재물을 억지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사사롭고 욕심된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요,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노하기를 잘하고 너무 지나치게 기뻐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며, 언어와 태도가 법도를 어 긋남을 삼가지 못하는 것이고, 술과 고량진미를 끊지 못하는 것이요, 번뇌를 하 고 절제 없는 방사(房事: 성생활)로 정기를 함부로 발산하여 그 도가 지나친 것 이다.”라고 했다.

옛 사람은 <양생훈>에서 지나쳐서는 안 될 12가지를 가르침으로써 양생과 장 수의 근본을 삼았다. 그 12소(十二少)는 다음과 같다. “깊이 생각하지 마라(少 思), 너무 염려하지 마라(少念), 과욕하지 마라(少慾), 알맞게 일하라(少事), 너무 웃지 마라(少笑), 너무 근심하지 마라(少愁), 너무 즐기지 마라(少樂), 너무 기뻐 하지 마라(少喜), 너무 노하지 마라(少怒), 너무 증오하지 마라(少惡), 너무 좋아 하지 마라(少好), 너무 말하지 마라(少語).” 등이다. 결국 우주 만물의 순리에 따 라 욕심을 멀리하고 지나침 없이 살아가는 것이 장생의 주된 지혜일 것이다.

요즘 40대에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불혹(不惑)이라는 40대의 연령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라고 할 수 있다. 중년을 일컬어 ‘一到中天’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생명활동력이 가장 강하며 결실을 얻는 성숙한 시기이고, 경 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을 찾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반면에 그 만큼의 중요한 위치에서 책임감이나 정신적인 긴박감이 더하는 때라고 할 수 있고, 신체적으로는 퇴행성 변화 즉 노화현상과 생리적인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과도한 업무량과 생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육체적, 신체적인 과로가 누적되어 체력소모가 많아지면서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적응력 이 약해지므로 자칫 방심하면 건강을 상할 뿐만 아니라 생명에 위협을 받는 일까 지 생기기도 한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40대의 84%가 만성적인 피로감과 현기증, 가슴이 답답하 거나 두근거리는 증상, 관절통을 경험하였고,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심장 병, 고혈압, 신경쇠약증, 간장 질환, 소화기 장애, 당뇨병 등의 성인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중년기에 건강을 잃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모든 질병은 발병하기 전에 경계신호라고 할 수 있는 전조증이 있는데 대부분 이를 무시하고 가볍게 지나치 다 보면 진단 시기를 놓치게 되므로 조기 치료에 실패하게 되는 경우이다. 어느 진단의사의 얘기로는 서양 사람과 한국 사람이 병원을 찾는 차이가 있는데, 서양 사람은 병을 발견하기 위해서 병원을 찾고, 한국 사람은 이미 발병한 병을 치료 하기 위해서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또한 체력을 보양하고 양생은 노년기에나 하 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약해진 체력을 제때 다스리지 못한 경우이다.

한의학에서의 보약의 의미는 병들기 전에 미리 몸을 돋우고, 병이 들지 않도록 하여 불로장생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처방이다. 이러한 처방들은 몸의 전 반적인 기능을 조절하며, 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하게 하기 위해 정수(精髓)를 돕 고, 오장육부를 보하여 사람이 늙지 않게 하여 노화현상 즉 피부가 탄력을 잃어 주름이 지며 흰 머리털이 나고 치아가 연약해지는 등의 표현뿐만 아니라, 체내의 각각 기능적 쇠퇴 등을 막아 주는 한약 처방들이다.

그 중에 하나가 <불노환(不老丸)>이라 하는 처방이다. 이름 그대로 간과 신장, 그리고 정혈을 보해 늙어지는 것을 방지하면서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귀와 눈을 밝게 하는 작용을 한다. <불노환>의 처방은 인삼, 우슬, 파극천, 두충, 당 귀, 백자인, 토사자, 석창포, 숙지황, 구기자, 건지황, 지골피 등인데, 각각의 약 제를 그 약성에 맞도록 법제를 그쳐서 잘 말린 다음, 가루를 내어 졸인 꿀에 버 물려 오동나무 씨만큼의 크기로 환약을 만들어 하루 세번 70 - 90알씩 더운 술 로 복용을 하면 된다.

‘정력적인 삶’

옛날에 어떤 노인이 산 속으로 땔감을 장만하러 갔다가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매다 가 기진맥진해 있을 때 문득 산기슭 양지 바른쪽에 나 있는 붉은 열매를 발견하게 되었다.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 그 열매를 한껏 따먹고 허기진 배를 채운 그 노인 은 가까스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전에 없던 힘이 솟구치면서 청년시절의 정력이 되살아나는가 하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변을 자주 보던 빈뇨 감이 없어지고, 항아리에 소변을 보는데 그 힘으로 항아리가 넘어져 버렸다. 그 후 로 이 영험한 열매를 항아리를 뒤집는 열매라 하여 ‘복분자(覆盆子)’라고 이름 붙 여지게 되었는데, 산 속에서 야생으로 자라나는 산딸기가 바로 그것이다.

한약재 중에서 강장성 보양제에 속하는 위에 소개한 복분자는 신장의 정기를 보 하며 야뇨증, 오줌소태증을 치료하기도 하고, 시력 감퇴나 귀울림증에도 상당한 효 과를 나타낸다. 특히 남녀의 생리적인 질환에 중요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남성 에게는 사지가 냉하며 음낭에 습기가 많고 정력이 감퇴되는 발기불능증이나 자신 도 모르는 사이 정액이 흘러나오는 유정증(遺精症) 등에 응용이 되며, 여성의 경우 에는 자궁병이나 호르몬 분비의 실조로 인한 불임증에 유용한 약재로 활용되고 있 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인간의 생명을 구성하는 물질로서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정(精)’이다. 정 (精)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타고 태어나지만 그 후로는 선천적인 정기 (精氣)를 바탕으로 음식물(땅의 기운)과 대기(하늘의 기운)를 호흡하면서 음양이 조 화된 진기(眞氣)가 신장에 다시 ‘정(精)’으로 저장되면서 본격적인 생명활동을 위한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기초가 되어 남자는 16세가 되면서 정액이 발 생하고 생식이 가능해진다. [동의보감]에서는 정액의 중요성에 대해서, “음양의 도(道)에 정액이 보물과 같은 것이니 삼가서 잘 지키고 비장하여야 하는데, 남에게 주면 남이 살고, 자기 몸에 두 면 자기가 왕성한 건강으로 장수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병으로 인해 이렇게 소중한 정액이 자기도 모르게 몸 밖으로 흘러서 빠져 나가는 것을 ‘유정(遺精)’ 혹은 ‘활정(滑精)이라고 한다. 원래 정액은 남녀의 교접 때 에만 사출 하여야 하는데, 그 외에 결혼 전인 건장한 남성이 잠을 자다가 넘쳐나는 ‘몽정’을 하는 경우는 병적인 요소가 없으면 대개가 정상적이다. 그러나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정액이 흐르는 ‘유정’은 중년기 이후에 많이 나타나는 일종 의 성신경 쇠약으로 오는 병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유정은 과도한 정신노동으로 심장을 상했거나, 술과 기름진 음식을 지나치 게 섭취했을 때, 혹은 무절제한 수음이나 성생활로 신장의 음기가 상하였을 때 나타 나게 되는데, 이때는 성기능이 무력해지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다.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라고 했다. 대개 중년기에 이러한 사회적 안정을 가질 수가 있지만 이때부터 노화현상에 따른 증후와 갖가지 질환이 나타난다. ‘노화현상’은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퇴행성 생리적. 병리적 변 화이다. 한마디로 체내의 저항력이나 적응력이 감소되면서 건강이 약해지고 발병률 이 커지며 생명력을 잃어 가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늙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남녀를 무론하고 연령에 관계 없이 늙어 가는 것을 거부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노화 현상 은 30세를 전후하여 노화의 징조가 잠재되어 있든지, 노화현상이 나타날 수가 있 다고 한다. 하지에 힘이 없어지고 허리가 약해지며, 손발이 차가워지거나 심지어는 성기능의 저하 등 이 시기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40대부터는 피부에는 탄력을 잃 게 되고 얼굴에는 주름이 지며, 아랫 눈꺼풀이 부풀고, 흰머리가 생기고 전에 없이 머리털이 성금성금 빠지는 등의 전형적인 노화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노화현상을 막고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한약의 복용법과 침구법, 그리고 양생법이 매우 효과적이다. 한약은 체내의 물질대사를 왕성하게 하며 생체의 반응 성을 높임으로서 그 기능을 바로 잡는 것뿐만 아니라 음식으로 취하지 못하는 특 수한 영양, 즉 생기(生氣)를 갖추게 함으로서 건강을 증진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 다. 인체의 음양(陰陽)의 균형은 물론이고, 기(氣)와 혈(血)을 보강하여 병을 이겨 내는 저항력을 강하게 하고 여러 가지 소모성 질환에 대한 치료를 겸할 수 있는 것이 한약의 묘미이다. 동양 사상에서는 소우주인 인간은 대우주의 기운과 영합할 때에 장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곧 ‘천인합일(天人合一)’사상이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 망인 건강 유지와 질병의 방지 및 치료뿐만 아니라 불로장생하기 위한 양생법은 이 사상을 중심으로 선인들의 많은 가르침이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교훈이 되고, 실생활과 직접 관련 있는 사항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손진인>의 「양생요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말을 적게 하여 속의 기운(內氣)을 길러라. 색욕을 경계하여 정기(精氣)를 기르고, 담백한 음식을 취함으로 혈기(血氣)를 맑게 하며, 흥분과 분노를 삼가하여 간기(肝 氣)를 배양하되 화를 내지 않으면 마음도 편해진다. 음식을 절제하여 위기(胃氣)를 건실히 하며, 탐욕을 줄여서 마음의 걱정을 적게 하라. 즐거운 음악을 들어서 심신 (心神)을 기쁘게 하고, 과로를 피하여 미연에 병이 들지 않도록 하라.”는 단순하고 도 소박한 가르침을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되씹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 어야 하겠다.

‘만성피로 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은 당뇨나 갑상선질환 등 피로유발질환을 앓거나 과로한 적이 없는 데도 '몸이 무겁고 찌뿌듯하다'든지, ‘힘이 없고 늘 피곤하다’라고 하는 극심한 피로 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이러한 피로감과 함께 근육통과 인후염 등 가벼운 몸 살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든 상태에 이르는 질환을 말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이 차세대 건강을 위협할 대표적 질환의 하나로 규정하고 그 원인규명을 위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만성피로를 ‘허로’ 혹은 ‘노권상’이라고 하는데,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 기를 음식을 제때 먹지 못한 것(음식실시: 飮食失時)과, 육체적 과로(노역과도: 勞役 過度)와 지나친 성생활(방로상신: 房勞傷腎)과 정신적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칠정 동기: 七情動氣)가 그 원인이 된다고 했다.

현대생활에서는 늘어나는 스트레스와 환경오염에 노출되어 인체 면역력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육체적인 에너지 고갈 이 만성피로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으로는 항상 몸살 같이 몸이 찌뿌듯하여서 매사에 의욕이 없 고 눕고만 싶다든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를 하고 조금만 힘든 일을 하게 되면 갑 자기 힘이 빠지는 특성이 있고, 기억력이 심하게 감퇴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고, 잠을 너무 자는 수면과잉 상태에서 아무리 피로해도 깊은 잠을 잘 수가 없거나 불면 증이 생기게 되는 수면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현기증이 나타나고, 손발이 저리고 간혹 약간의 마비증세가 오는 수도 있고, 눈이 피 로하면서 침침해지며, 두통이 심하게 나타나서 눈 뒤가 아픈 것이 특징이다. 관절이 나 근육이 아픈데 온몸이 욱신거리는 통증이 생기고, 특히 목과 어깨뒤 등줄기가 당 기고 아픈 경우도 많다.

감정의 기복이 대단히 심해서 짜증을 잘 낸다든지 우울증이 동반하는 경우도 흔하 며, 말을 하는데 발음이 분명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과 대화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를 않고 자주 보고 싶고 여자들은 오줌소태나 방광염이 자주 걸리기도 한다. 만성피로 환자의 대부분이 본인은 여러 가지 증상으로 힘든데, 각종 검사에서는 특 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피로나 기력저하의 상태를 기허 (氣虛), 혈허(血虛), 기혈양허(氣血兩虛)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증상에 따라 침 시술로 체내의 나쁜 노폐물을 제거시켜서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부항으로서 우리 몸속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면서 노폐물을 배설하게도 한다. 기허증은 각종 스트레스와 신경과민, 두뇌활동 과다 등으로 인체의 기가 부족, 피로 감과 함께 무기력증, 두통, 어지럼증, 기억력 감퇴, 소화불량 등의 증상과 함께 남성 은 성기능 저하, 여성의 경우는 월경이상 등이 나타난다. 혈허증은 절대영양소의 부족으로 피를 만드는 조혈기능이 저하되어 손톱이나 발톱, 입술 등이 창백해지고 어지럼증과 함께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등이 나타난다.

또 기 허증과 혈허증이 함께 나타나는 기혈구허증의 경우에는 이러한 증상이 복합되어서 나타나게 된다. 허증을 한방으로 치료하게 되면 개인의 체질과 병증에 따라 각기 차이는 있겠지만 4~6주내에 증상이 확연히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와 혈의 균형이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건강하다고 보는데 허증은 쉽 게 말해 기와 혈 어느 한쪽이 균형을 상실, 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돼 대사가 원활 치 못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허증은 질병발생을 사전에 예고해주는 위험신호로 볼 수 있다. 허증을 치료하는 것은 질병의 발생 전에 미리 치료를 하는 예방의학의 한 갈래하고 생각할 수 있다. 기허증의 경우 인삼과 황기, 만삼, 백출 등을 주된 약재로 하는 '익기보혈탕'을 처방 하고, 혈허증의 경우에는 숙지황과 당귀, 작약, 백하수오 등을 주된 약재로 하는 '온 궁탕'을 쓰며, 또 기혈이 함께 허한 경우 보기와 보혈작용을 동시에 하는 '음양쌍보 탕'을 각각 병용시킨다.

"식은땀"

어느 날 10살쯤 되는 남자아이가 엄마 손에 이끌려 한의원에 왔다. 그 어머니 는 이 아이가 땀을 무척 흘린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약을 좀 지어 달라고 했다. 뛰어 놀 때는 물론이고 밥을 먹을 때도 땀을 흘리고, 특히 잠이 들면 마치 물에 빠진 것같이 옷과 이불이 흠뻑 젖을 정도라고 한다. 진맥을 해보니 기(氣) 와 음(陰)이 함께 약하고 비장도 약하였다. 그래서 밥투정을 잘하고 신경질적인 가 하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눈짓으로만 대답했다. 약을 몇 첩 지어 주며 어머니 가 정성스럽게 달여 먹이시라고 하고, 만약에 아이가 약을 잘 먹지 않으면 큰 침 을 맞아야 하니까 그때는 전화를 달라고 하며 간접적으로 아이에게 겁을 주어 보 냈다.

그 후 며칠 지나 그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이제는 땀 흘리는 것도 훨씬 덜하고, 밥도 잘 먹는다고 약을 몇 첩 더 먹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인체의 7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수분 대사에 있어서 ‘발한(發汗)’은 중요한 생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날씨가 더울 때나, 운동이나 노동을 격렬하게 하고 난 후에, 혹은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었을 때 적당히 흘리는 땀은 정상적 인 생리적 현상이다. 그러나 외감병이 들거나 체질이 허약하여 흘리는 땀은 치료 가 필요한 하나의 증상일 수가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몸에서 땀은 체온 조절과 수분대사 등의 중요한 작용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체질에 따라 태음인의 경우 땀을 흘려야 건강한 것이고, 웬만해서는 땀이 나지 않는 소양인과 같은 체질적인 차이도 있다. 그러나 이상적(異常的)으로 흘 리는 땀은 분명 병적이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평상시에 별로 움직이 지도 않는데도 땀이 나는 것은 흔히 ‘식은땀’이라고 하는 ‘자한(自汗)’이다. 자한 은 ‘기(氣)’ 중에서도 우리의 피부의 기능을 담당하는 ‘위기(衛氣)’라 하는 기가 허하여 땀구멍을 주관하지 못하므로 체액이 새어 나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잠이 들면 땀이 흐르고 잠이 깨면 땀이 그치는 것은 마치 도적처럼 흐르 는 땀이라 하여 ‘도한(盜汗)’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음(陰)이 허하여 생기는 허열 이 체액을 몸밖으로 밀어 내치는 고로 흐르는 땀이다.

임상적으로 땀이 나는 유형들이 달라서 여러 가지 증후를 수반하지만 그 중에 대표적인 자한(自汗)과 도한(盜汗)에 대한 병증과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자 한은 평정한 상태에서 땀이 나고 움직이면 더욱 심한 상태를 이른 것인데, 이는 폐의 위기(衛氣)가 허해짐으로 땀구멍이 약해져 진액을 견고하게 보호하지 못해 새어 나오는 것이다. 이때 체내의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외부의 기 운이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하므로 땀이 나면서 오싹하고 추운 증상인‘오 풍(惡風)’증이 나타나면서 감기가 잘 걸리기도 한다. 대개 땀을 잘 흘리는 사람에 게는 기를 더해주고 표피를 견고케 해 주는 <오병풍산>이라는 처방에 부소맥이 나 마황근 등과 같은 약을 가미하면 매우 효과적이고, 오풍증이 있으면 <계지 탕>을 가미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잠이 들면 얼굴과 머리 혹은 전신에 땀이 나고, 잠이 깨면 땀이 곧 멈 추는 것을 ‘도한(盜汗)’이라고 하는데, 이는 음허증과 혈허증이 있을 때 발생되는 것으로 허약한 아이에게 잘 나타나고, 혹은 방사(房事)가 과도하거나 다산(多産) 하여 혈액이 고갈하고 음정(陰精)이 부족해지면 허열이 진액을 바깥으로 밀어내 는 소치인데, 이때는 <당귀육황탕>으로 잃어버린 음액과 정(精)을 길러주고 허열 을 식혀 주어야 한다.

“남성불임”

옛날부터 자손을 생육하는 일을 논할 때 반드시 여자는 경도(經度)를 고르게 하 고, 남자는 정기(精氣)를 보양한 연후에 남녀가 합해야 한다는 ‘사육(詞育)의 도’를 강조해 왔다. 즉 음양이 조화롭게 갖춰지고 형상의 기운이 서로 맞아지게 된후 남녀 가 교접하되 잉태를 할 수가 있고 잉태된 태아가 잘 자랄 수 있으며 출산도 순조로 워 그 아기가 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부부의 60%가 결혼후 1년이내에 임신을 하 고, 2년이내에는 80%이며, 3년이 되면 90%가 임신을 한다. 그러므로 결혼생활후 3 년이 지나도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불임을 염려 해 봐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여성에게 이상이 있다고 단정하기 쉽지만 의외로 남성쪽의 원인이 40%정도를 차지 하므로 부부가 함께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현명하다. 남성불임은 그 원인이 다양한데 생식기의 발육이 불량하거나 기형이거나 또는 발 기가 불완전하면 불임이 된다. 혹은 고환염을 앓았다든지 내분비 기능 이상으로 정 자 생성에 장애가 생겼을때 하나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정자생성은 정상적이나 부 고환이나 정관의 폐색으로 정액 중에 정자가 나오지 못하는 무정자증도 있다. 혹은 정액의 성분에 이상이 생겨서 정자의 수태능력이 감퇴되거나 불가능할때 불임이 된 다.

정상적인 남성의 정액은 일회 사정량은 3cc이고, 1cc 당 남북한 인구가 훨씬 넘 는 6천만 이상의 정자가 있으며, 그 중에서 활발한 운동성을 가진 정자가 60%이상 이 되어야 정상적인 임신이 가능하다. 한의학에서 남성불임의 치료에 대해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이유는 남성은 대외 적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활동이나 노동을 많이 하기 때문인데, 한의서에서 이르기 를 ‘정신노동이 너무 지나치게 많으면 심장을 상하기 쉬워서 군화(君火)가 하강할 수 가 없고, 육체적인 노동이 과다하면 신장을 상하여 그 신수(腎水)의 기운이 상승할 수가 없으므로 수화(水火)의 기운이 서로 통하지 못하여서 임신을 할 수 없다’고 기 록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남성 불임의 원인을 첫째로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신장의 정기(精 氣)를 약하게 타고 태어나 발기가 불완전하거나, 사정력이 약한 상태, 심하면 성생활 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리고 정충이 희박한 상태와 정액이 차므로 수태되지 못하 는 상태인데, 체질적인 원인도 있지만 절도없는 생활에 의한 것도 있다. 명나라의 명 의<왕긍당>은 ‘자식이 없는 것은 단지 여자에게만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 에게도 있으니 방사(성생활)를 너무 과도하게 하고 정액의 사출이 지나쳐서 마치 맑 은 물같고, 또는 얼음물같이 차게 되면 자식을 얻을 수 없다’고했다. 그리고 과도한 수음이나 음욕의 결과로 신장의 기운이 쇠퇴하여 사정의 간격이 맞지 않아서 정자가 자궁구에 충분히 도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신이 곤란하게 된다.

한방의 치료는 원인과 증세에 따라 그 처방이 이루어 져야 한다. 선천적으로 기혈 이 허약하여 성생활이 힘들든지 사정력이 약하면 <십보환>이나, <삼기부정단>등을 복용하고, 정액이 박약하고 차면 <온신환>이나, <팔미지황환>류에 인삼. 녹용을 충 분히 가미해야 한다. 그리고 도인술에서 「연정법」을 적용하는 양정(養精) 방법도 중 요하다.

만추(晩秋)

가을이다. 기승을 부리던 태양의 계절이 저물고 소슬바람은 아니더라도 코끝을 스쳐 지나가는 L.A. 가을의 내음은 한국의 가을 정취를 그리워하기에 충분한 향 기를 지니고 있다. 이 계절에 발끝에 걸리는 마른 잎사귀 속에 잔뜩 머금은 여 름 이야기를 추억하며 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는 사람은 인생의 만추(晩秋)를 맞이한 이들이리다. 불청객같이 노크하는 갱년기. 불꽃과 같은 열정으로 삶을 사르다가 ‘이제 나이 가 좀 들어가는가’하고 느끼기가 무섭게 찾아오는 것이 갱년기이다. 「七七 天癸渴」. 여성의 나이 49세가 되면 꽃망울같이 피어오르던 여성스러움은 물이 말라서 고목으로 변해 가는 것처럼 사람의 몸도 자연과 세월의 변화에는 어 쩔 수 없이 적응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던가... 갱년기가 되면 난소의 기능이 쇠퇴하여 여성생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월경이 폐지되고 심신 양면에 위화(違和)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갱년기 장애라고 말한 다. 갱년기가 되니 월경이 줄어들다가는 마침내 사라져 버리고 언제부턴가 얼굴이 화끈하고 달아오르며,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현기증이 난다.

몸은 여기저기가 아프며 신경통처럼 관절이 쑤시고 결리기도 하고, 마치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 이 스물 스물 가렵기도 한데, 몸은 전과 다르게 군살이 불어가고 음부는 탄력성 을 상실하고 위축되어지며 질강이 좁아지고 성욕은 입을 다문 화산같이 냉랭해 진다.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 것은 날로 침울해지는 자신의 심경이다. 여성의 조건을 하나 둘 상실해 가는 자신이 서글퍼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며 우울한 마음이 괜한 히스테리로 가족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자신을 후회하기가 반복되 어 진다. 한의학에서는 모든 질병의 원인을 '인체 외부환경에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초래되 는 인체 내부 음양(陰陽)의 불균형상태'라고 보고, 그 원인을 주로 생명의 원초적 인 기운이 들어있는 신장, 즉 비뇨생식기계통의 기능이 쇠퇴해 지면서 허화(虛 火)가 왕성해져서 몸 속의 진액을 마르게 하여 제반 증상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 다. 그 음양의 불균형을 다스려 주는 것을 치료의 근간으로 삼는 것이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땀이 나는 음허화동증(陰虛火動證)에는 지백지황탕(知栢 地黃湯), 당귀산(當歸散), 소요산(逍遙散)등의 한약으로 신음(腎陰)을 보(補)해 주 고 화(火)를 내려주는 처방과 함께 침구(鍼灸)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좋다. 퇴행성 관절 질환의 경우도 뼈와 관절 속의 진액을 보충시키는 한약과 함께 환부의 혈액 순환을 도와주면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심리적으로 우울하고, 괜히 긴장되 며 잠이 오지 않고, 집중력이 감퇴되며 의욕이 없어지는 등의 증상이나,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어깨를 쓰지 못하게 되는 오십견(五十肩)에는 뼈와 관절을 보 해주는 기생탕(寄生湯), 육미(六味)계통 등의 한약올 자윤(滋潤)시키면서 환부의 운동성을 향상시키는 치료를 겸해주어야 한다.

평소 녹차와 대추차를 마셔 피를 맑게 하고 심장기능을 보하여 심신을 안정시켜 주고, 천연 여성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는 콩 제품을 많이 먹으면 특히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칼슘이 풍부하면서도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식사를 규칙 적인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전신 관절을 골고루 움직여주면서도 골밀도 를 높여주는 달리기, 조깅 등의 운동과, 실제 몸보다 마음에서 오는 병이 더 심 각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하다. 여성의 일생은 크게 유년기에서 지나가는 남학생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 이 붉어지는 소녀기와 모성애의 봇물이 터지게 하는 가임기를 지나면 인생의 가 을이라는 폐경후기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여성의 평균 수명이 점점 길어지면서 전체 수명의 약 1/3을 폐경 이후에 영위하게 되었다. 즉 폐경이후에도 약 30년을 더 살게 되므로 폐경을 맞이한 여 성은 삶의 종말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장(場)을 열어서 진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를 발하는 국화꽃처럼 고결하고 아름다운 누님과 같은 여인으로 거울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고개 숙인 남자"

남성의 나이 30, 40대를 접어들면서 사회적으로는 웬만큼 안정이 되면서 정 력적으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 정력을 침실에까지 가져가지 못하 는 경우가 있어 한의원에 상담해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연령적으로 아직 성적 의욕이나 기운이 쇠퇴할 나이가 아닌데, 의욕이 부족해짐으로 자신감이 예전과 같지 않아 심적인 부담과 불 성취감으로 의기소침하여 ‘고개 숙인 남 성’이 되어 지기 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한방에서는 '발기불능'한 것을 <양위증>이라고 한다. 황제가 말하기를 "요즘 나는 무리하게 교접을 하려해도 옥경(남성의 생식기)이 일어나지 않으니 부끄 러워 얼굴을 들 수 없고 땀은 구슬같이 심하다. 그래도 마음은 탐욕하기를 원 하니 무리하게 손의 도움을 받는다. 어떻게 하면 강하여 지는지 그 방법을 듣 고 싶다." 고대 중국의 ‘황제(黃帝)’와 여자 선인 '소녀(素女)'와의 대화 중 ‘고 개 숙인 남자’인 황제의 고민을 털어놓은 대목이다.

아직 성욕이나 기력이 쇠퇴할 나이가 아닌데 적절한 시기에 발기가 되지 않 는 다면 이러한 고민은 황제만의 고민은 아닌 성싶다. '양위증'을 다른 말로 ' 음위증'이라고도 표현하는데, 명칭은 다르지만 음경이 발기가 안 되든지, 발기 는 하는데 단단해지지 않는 것으로 실제로 같은 말이다. 양위증은 위급한 병 증은 아니지만, 임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경우이고, 환자는 이로 인해서 고민 하고 쉽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병이다.

‘양위증’같은 병은 극소수의 환자가 기질적으로 병변을 가지고 있는 경우 외 에 대부분의 환자는 기능적인 변화로 치료를 하면 회복될 수가 있는데, 원인 에 따른 치료가 반드시 따라져야 한다. ‘양위’가 발생되는 원인은, 첫째로 체 내의 ‘명문(命門) 의 불기운’이 쇠약해지기 때문이다. 환자의 체질이 평소 허 약하고 신장의 양기가 부족하거나, 혹은 방사(房事: 남녀교접)가 너무 지나쳐 서 ‘신기’를 손상하거나 혹은 자신을 아낄 줄 모르고 ‘수음’을 과도히 하여 신 장의 양기를 허약하게 하고 생명활동의 주 에너지인 ‘정기’를 소모해 버림으로 발기가 되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양기가 허해짐으로 음액이 함께 허해지 게 되는데, 이때는 입안이 마르고 미열이 나며, 손. 발바닥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답 답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고 잘 때 식은땀이 난다. 「동의보감」에서는 음이 허할 때 는 피도 모자라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음허일때는 혈허(血虛) 증상이 겸하기 도 한다. 양기가 허한 ‘양위증‘은 <팔미지황환>이나 <우귀음>을, 음액이 부족한 ’음 위증’은 정(精)을 아끼면서 <육미지황환>이나 <좌귀음>, <가미보음환> 등으로 자양 시켜 줄 때 음양의 합일(合一)로 밤이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원인은 심리적인 영향에 의한 심장과 비장의 손상에 의 한 것이 매우 많은 것을 임상상 발견하게 된다. 직장이나 가정생활에 대한 고 민과 과다한 정신노동에 의해 스트레스에 의한 감정의 울적한 원인으로 심장 과 비장에 좋지 못한 기운이 쌓이게 됨으로 ‘기’가 잘 순환하지 못함으로 혈액 순환에도 장애를 일으키게 됨으로 기혈이 모두 허약해짐으로서 간으로 가는 경맥이 약하여져 ‘근맥(筋脈)’에 기혈의 전달이 되지 않아 발기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음경’이 발기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얼굴색이 누렇게 변하며, 식욕 없어지고, 밤에 잠을 쉽게 이루 지 못하며,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고, 정신이 맑지 않고 피로감이 항상 쌓여져 있다. 그리고 간혹 어지럼증과 함께 몽정도 종종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신체적인 허약과 영양불량이나 신체적, 정신 적 요인 등을 고려해서 심장과 비장의 기운을 도와주는 ‘가미귀비탕’종류와 간 을 보강하는 처방으로 치료하게 되면 상당히 쉽게 자신감이 넘치는 성생활을 맞이할 수 있고, 숙인 고개를 다시금 높이 들 수 있게 된다.

“창백한 얼굴”

안색은 내장의 거울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내장의 상태가 얼굴의 색에 의해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개 안색이 창백하면 우선 빈혈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게 되는데, 피 부의 색이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것은 혈액의 색이 비쳐 보이기 때문이다. 빈혈은 안색이 나쁘다거나 창백하다는 것으로 알게 되기도 하나, 안색이 나쁘다 고 반드시 빈혈은 아니다. 얼굴의 혈색은 모세혈관의 굵기와 수에도 관계가 있다. 선천적으로 모세혈관이 가늘거나 수가 적은 사람은 피부가 창백하 게 보이는데, 안색이 창백하다 하더라도 혈액 검사를 해서 빈혈이 아닌 사람이 있다. 또한 수면 부족으로 안색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고, 위장이 나쁜 사람은 대개 안색이 창백하거나 누르스름하며, 심장병이 있는 사람도 안색이 나 쁘다. 또한 자율신경 실조증이나 갱년기 장애가 있는 부인도 안색이 좋지 않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모두 빈혈이 생길 수 있게 되며, 연령에 관계없이 걸리는 병이지만,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 임신. 출산. 수유 등의 생리적 변화에 의 해 걸리기 쉽고, 나이 많은 노인은 정기의 쇠약으로 골수 기능이 약해져서 빈혈 이 생기기 쉽다.

빈혈의 증상으로는 우선 안색이 나쁘며, 두통과 현기증이 있고 머리가 무거우 며,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슴이 두근거리며 숨이 차다. 또한 전신에 권태감과 탈력감을 느끼고 손끝이 저리기도 하다. 빈혈이 심하면 어지러 워서 오래 서 있을 수가 없다. 안색만 봐서는 빈혈인지 아닌지를 모를 경우가 있는데, 입술이 트거나 손톱이 세로로 갈라지기도 하고, 머리털이 잘 빠진다. 빈혈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나타나는데 직접적인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이 출 혈이다. 혹은 피를 만들어 내는 골수의 상태가 좋지 못할 경우와 갑자기 적혈구 를 파괴시키는 용혈(溶血)도 중요한 원인이 된다.

빈혈의 원인과 장부(臟腑)와의 관계가 상당히 밀접하다. <비장>이 피를 관리하 고 통섭(統攝)하는 기능이 약해진 경우와, <간>이 혈(血)을 제대로 저장하지 못 해서 생기는 원인이 되고, <심장>이 혈액을 전신에 순환시키는 추진력이 약해짐 으로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신장>의 정기가 허약해서 골수의 조혈 기 능이 약해지므로 빈혈이 발생된다. 빈혈은 피가 부족한 상태를 이르는 것이데, 각종 출혈로 혈액이 부족 되 는 경우와, 영양장애나 피를 생산하는 기능이 약해서 발생될 수도 있다. 특히 임신부에게 악성 빈혈 증상이 나타나면 출생하는 아이의 육체와 지 능 발육에 나쁜 영향을 줄 수가 있다. 빈혈의 종류에는 혈액의 조혈 성분인 철분이 부족한 ‘철결핍성 빈혈’과 적혈구 수가 감소하는 ‘용혈성 빈혈’이 있고,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병 은 골수에서 혈구의 생성이 장애를 받아 혈액 생성이 감소되어 생기며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여 출혈하기 쉬워지는데, 평생 수혈에 의존해야 하는 극히 위험한 증상 중의 하나이다. 한방에서는 빈혈증을 ‘혈허(血虛)’라 하여 혈액을 관장하는 장부인 간과 비장, 그리고 신장을 기본적으로 보해주는 처방을 위주로 하여 치료한다. 심장의 혈허로 인한 빈혈은 「당귀보혈탕」이나 「양심탕」등이 좋고, 비장의 원인에는 「귀비탕」이나 「가미보중익기탕」등을, 간혈허에는 「사물탕」과「보 간탕」 등의 처방이 유효하다. 그 외 <보중익기탕>, <자음건비탕> 등으로 빈혈을 치료할 수가 있다. 또한 여성들에게 종종 볼 수 있는 두통은 대부 분 혈허해서 나타나는데 피를 보해줌으로서 두통이 자연히 해결되기도 한 다.

고목에 꽃(?!)

어떤 도사가 항주의 지사로 있던 포부정이라는 사람을 찾아 왔다. 그 도사는 분명 히 나이가 구십은 되었는데 얼굴빛은 아직 어린 소년과 같았다. 그래서 그의 양생하 는 비결을 물었더니, “장생하는 법은 아주 간단한데 그것은 오로지 색욕을 없애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 말을 들은 지사는 “아니, 그렇다면 천년. 만년 산다 고 하더라도 무슨 낙이 있어 오래 살겠소?”라고 하였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장수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의 욕심대로 다하고는 누릴 수가 없다. 마치 <도>를 닦듯이 해야 하는데 한의서에서는 ‘상함이 없도록 하는 것 이 으뜸이다. 상함이 없이하려면 늘 몸을 보하고, 편안하고 건강할 때일수록 앞으로 의 위험을 염려하여 이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한다. 비록 젊은 시절에 몸을 함부로 하여 몸이 약해졌더라도 나이 들어 이를 깨달아 조심하고 보하면 기혈이 충만하게 되어 정신력도 풍부해지게 되는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흔히 젊은이들이 연세 드신 분들께 “십 년은 훨씬 젊어 보이십니다.” 라고 인사를 드리면, 설사 그것이 입에 발린 인사말인줄 뻔히 알면서도 내심 흐뭇해 하기는 마찬 가지다. 그만큼 사람은 늙어 간다는 사실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엄격히 따지면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늙어 간다고 할 수가 있겠지만 이는 극단 적인 표현이고, 의학적으로 보면 개인의 차이는 있으나 20대말이나 30대 초반부터 노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는 30대까지 절정을 이루다가 서서히 기혈의 순환에 장애가 오기 시작하면서 40대에서 장부의 기 능이 하나하나 약해져 가면서 노화되어 간다고 기록되어 있다.

전에 없던 현상이 나타나면서 ‘아! 이제 늙어 가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정 신적으로도 노화현상은 시작한다. 가까이 있는 것이 안개 낀 것 같이 잘 보이지 않 거나, 피로감이 자주 오고, 성기능이 약해지며, 건망증이 생기는 등의 자율신경의 이 상 증상이나 면역 계통의 약화로 자신의 몸의 상태를 감지하게 된다. 더구나 여성의 경우 갱년기가 오면서 월경이 불규칙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끓이게 되면서 밀려드는 심각한 우울감이나 절망감은 어떠한 위로로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의 바램은 장수도 하며 청춘과 같은 인생을 오래도록 살기를 원하 는 것이다.

조선시대 성종과 같은 분은 나이 팔십에 손자 같은 자식을 봤으니 세인의 부러움 은 역사를 통해서 까지 사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고목이 새가지를 만나 꽃을 피우는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한방약으로는 <연령고본단>이라는 약이 있다. 구성 처방은 토사자, 육종용, 천문동, 맥문동, 생지황, 숙지황, 산약, 오미자, 인삼, 목향, 백자인, 복분자, 차전자, 지골피, 석창포 등 다수의 보양약재로서 술과 생강즙 에 적당히 축여 잘 볶아서 부드럽게 가루 내어 꿀에 반죽하여 오동나무 씨만큼의 크 기로 알약을 만들어 6-8알씩 하루 3번 복용하게 되면 간과 신장, 음양기혈을 함께 보하며 다리맥과 허리힘을 세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머리칼을 검게 하고 정신이 늘 맑지 못한데 쓴다. 특히 예로부터 노인들의 노화방지나 전신체력을 증강하는 훌 륭한 약으로 전해 내려온다.

또한 노화를 방지하는 처방 중에 대표적인 약이 <연년익수불노단>이란 약이 있다. 이 약은 백하수오와 적하수오가 주제로 된 약으로써 원기와 정혈과 골수를 보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며 몸이 야위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머리털이 희어지고 일찍 늙는데 매우 효과적이고 신장의 기운이 약해서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는데 쓰면 새 힘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안 늙을 수는 없겠지만 노화로 나타나는 증상을 예방하고 치 료해서 미리 노화 현상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 만큼 젊음을 더 오래 연장시킬 수가 있고 나이가 들더라도 더욱 정력적인 노년기를 맞이할 수가 있을 것이다.

“내일은 비”

신경통으로 고생하시는 할머니가 무릎이 쑤신다며 말짱한 하늘을 쳐다보시며 “내일은 비가 오겠네.”라고 하실 때 하늘이 이렇게 맑은데 설마하며 믿지 않고 있다가 거짓말같이 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리니 할머니의 정확한 일기예보에 감 탄하던 기억이 있다.

신경통이라고 하면 흔히 노인들만의 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젊은 사람 에게도 나타날 수가 있고, 특히 산후의 출산부가 산후 관리를 잘 하지 못해서 손목이나 발목, 무릎 관절 등에 신경통의 증후가 나타날 수가 있다. 그리고 폐 경기 중에도 발생하게 되는데 평소에 체질이 허약하거나 빈혈이 있는 사람, 신 경이 과민한 사람에게 신경통이 많이 나타나고 직업이나 생활환경에 따라 습기 가 많은 곳, 차가운 곳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될 때도 신경통의 발병과 관계가 있 다.

한방의 고전 「경악전서」에서는 ‘비증(신경통)은 사기(邪氣:병의 기운)에 의해 기혈이 폐쇄되어 순환하지 못함으로 발생한다.’라고 했다. 대개 신경통이라 하면 나타나는 증상은 통증이 일정한 감각경로를 통해 일어나고, 발작적이다가 어느 순간에 통증이 줄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환자가 통증이 있다는 것 외에 는 감각검사에서 다른 감각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통증을 일으키는 조건이나 장소가 있으며, 건강한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자극에 대해서도 갑자기 통 증이 일어날 수가 있다.

신경통은 몸의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발생할 수 있으나 대개 어깨와 허리, 무릎 등 일생동안 운동량이 비교적 많은 곳에 발병되는 경우가 많이 있 다. 한의학에서는 ‘비증(痺症)’이라 하여 기혈이 바람의 기운(風氣)과 차가운 기 운, 그리고 축축한 습기 때문에 순환에 장애를 받으므로 팔. 다리의 근육이나 관절에 쑤시고 저리면서 아픈 동통과 혹은 마비감이 있거나, 천근같이 무거워 움직이기 힘들며 관절이 붓기도 한다.

신경통의 증후 중에서 팔다리와 관절 등에 동통이 발생하는데 바람같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것은 풍기에 의한 것으로 ‘행비(行痺)’라고 하고, 동통의 부위 가 마치 찌르듯이 아프지만 따뜻하게 하면 통증이 가라앉고, 차가운 것이 닿게 되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데 이는 한기에 의해 기혈순환에 장애를 받는 것으로 ‘통비(痛痺)’라고 한다. 그리고 일정한 부위에 마치 조각이 달라 붙어있는 것 같 이 통증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습기가 병의 원인이 된 것으로 ‘착비(着痺)’라고 한다. 신경통도 원인에 따른 증후가 각기 다르게 나타나므로 각각의 치료 방법 도 증후에 맞는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방에서의 신경통 치료는 침과 뜸으로서 치료하는 방법이 발전되어 있고, 오 랜 세월을 통해 원인에 따른 처방약이 다양하게 연구되어 있다. 우선 통증이 옮 겨 다니면서 동통을 유발하는 ‘행비(行痺)’는 바람에 의한 것이므로 <촉비탕>으 로 풍기를 제거하고 경락을 잘 통하게 해주면 잘 치료되고, 통증이 심하고 통처 가 찌르는 듯한 것은 차가운 기운에 의한 것이므로 <오두탕>으로 한기를 쫓아 내고 혈액을 자양시키며, 오래된 신경통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통처가 일정 하며 지체가 무거워 활동이 힘든 것은 습기에 의한 것이므로 <의이인탕> 등으 로 비장을 도와 습기를 말리고 경락을 잘 통하게 하면 통증이 완화하게 된다. 민간요법으로는 지네 50마리를 머리와 다리를 잘라 내 버리고 중간 닭의 뱃 속에 넣어 살이 거의 허물 허물해질 때까지 푹 고아서 그 국물을 하루에 3, 4차 례 먹으면 매우 효과적이다.

‘원죄의 굴레-산후 부종’

우리는 흔히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줌마를 연상할 때는 바싹 마른 사람보다 는 몸집이 듬직하고 푸근한 여성을 먼저 떠올린다. 대개 살집이 풍부한 사람 들이 뭔가 낙천적이고 인정이 많은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처럼 속상하고 고민스러운 일이 없을 것이다. 처녀 시절에는 날씬한 몸매를 뽐내며 여러 남성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일이 엊그 제 같은데 결혼해서 애기를 한둘 낳고 나니까 ‘이렇게 몸집이 불었다.’라고 하 며 남편의 눈길도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하소연하며 한방으로 치료받기를 원하 는 부인이 많이 있다.

대개 여자는 출산 후에 89%가 비만이 생긴다. 그만큼 임신과 출산은 여자 에게 있어 비만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리고 비만의 위험이 있는 경우 는 친정가족이 비만인 경우와 임신 중에 체중이 과잉증가가 된 경우, 당뇨병 이 있다든지, 그리고 자연분만이 아닌 난산과 제왕절개의 경우에 더욱 그렇다. 일반적인 산후부종의 원인으로는 산후 보양기간 동안에 일상적인 활동이 감 소하게 되는 경우와,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유를 하지 않는 경우이다. 모유 를 먹이게 되면 유두자극으로 늘어났던 자궁이 수축할 뿐만 아니라 복부근력 이 탄력 있게 회복되며, 수유를 하게 되면 500~1,000 Kcal 정도의 열량이 소 모되고, 모체의 허벅지와 엉덩이에 축척되어 있는 지방을 분해하여 사용하게 되어 모유를 먹인 산모는 분유를 먹이는 산모보다 출산 6개월 후에 약 3Kg~4Kg 정도 체중이 적게나간다는 보고가 되고 있다.

임신 동안은 출산을 위한 신체의 준비로 생리적인 약간씩의 부종이 있기는 마련이나 출산 후의 회복기간 동안의 섭생을 충분하게 하면 오히려 임신전보 다 체질의 조건이 더욱더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산욕기의 필요한 섭생이 부 족 할 때에 일시적인 부종이 해소되지 못하여 그대로 살집으로 굳어 버림으로 일생 동안 비만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되는 것이다. 산후에 기혈이 허약한데 몸속에 남아 있는 패혈(敗血:나쁜 피)이 경락을 통 해 몸속으로 흘러 들어가 부종을 이루는 수액으로 변함으로 체내에 머무르게 된다.

한방에서는 부종의 다섯 가지 좋지 못한 증세를 들어 주의를 시키고 있다. 첫째는 배꼽이 들어간 부위가 없어 졌을 때, 둘째는 척주의 양쪽의 들어 간 자리가 없어 졌을 때, 셋째 입술의 색이 검어 졌을 때, 넷째는 발등이 부었을 때, 그리고 다섯째는 빗장뼈의 우묵하게 들어 간 자리가 없어 졌을 때 등이다. 특히 ‘임신중독증’의 후유증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이와 같은 증 상이 있을 때에는 중증이므로 급히 치료에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의학적으로 출산 후 부종의 대부분의 원인은 모두 기허(氣虛)에서 비롯된 다. 출산 과정에서 기가 크게 손상되어 각종 순환체계가 원활치 못하게 되어 부종이 발생된 것이다. ‘제습감비환’은 기운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수분대사 를 도움을 주는 원리를 바탕으로 처방되어 있다. 기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수분의 평형을 조절함으로써 산후 부종을 말끔히 빼준다. 체내의 물질 교환을 왕성하게 하여 신진대사를 활발히 함으로써 체중 을 감량하여 출산 후 부종뿐만 아니라 부종이 원인이 된 비만인의 체중감량에 도 효과적이어서 출산 전의 굴레를 벗고 S라인을 회복하여 당당한 모습을 자 랑할 수 있다.

산후보양

최초의 인간이 저지른 원죄로 여자는 출산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벌을 받았다. 하 지만 그로 인해서 아기를 낳는 산고(産苦)를 맛본 여자야 말로 비로소 아기와 함께 원숙한 여성으로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살아가는 가운데 힘 든 상황을 맞을 때도 아기를 낳을 때의 고통을 생각하며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강인 한 모성(母性)을 발휘하는 위대한 힘이 이때 나타나는 것이다.

여성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의 하나가 출산 후의 회복기이다. 대개 이 기간을‘산욕기’라고 하는데, 산후의 이완된 성기와 자궁, 그리고 복벽 등의 수축과 출산 후 배설 되어져야 하는 분비물인 ‘오로(惡露)’와 새로운 배란을 준비하는 난소 의 변화는 임신전의 상태로 복구되는 현상이고, 출산 후의 새로운 현상인 유즙의 분 비가 자연적으로 이루어져 신생아에게 수유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예부터 출산 후에 ‘삼칠’, 즉 삼 주일을 바깥바람을 쐬지 않고 뜨거운 미역국을 먹 으며 조리를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분만부터 회복의 완전한 수축이 이루어지 기 까지는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으나 최소한 3주간부터 6주 내지 8주간 정도이므로 반드시 산후조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을 겪은 산모의 특징은 어혈(瘀血)과 기혈부족이다. 10개월이나 되는 임신 기간 동안 태아를 양육하느라 몸 안의 기운이 다 빠진 상태에 서 다시 10여 시간에 걸친 분만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 나 모든 산모는 氣血이 극도로 허약한 상태이다. ‘산후에 생긴 병은 무덤까지 가지고 간다.’라는 말이 있다. 분만 후 산모의 신체는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져 있기 때문에 병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약하다. 그러므로 회 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후 조리나 관리의 소홀로 인해 병이 들면 치료가 매우 힘이 들뿐 아니라 오히려 고질적인 병이 될 수 있으므로 상당한 주의를 요하게 된다. 흔 히 출산 후에 유즙분비 이상이나, 자궁 출혈이나, 팔다리가 쑤시고 무릎에 바람이 들 어온다는 ‘산후풍’등이 이러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가령 분만 시 많은 양의 출혈을 하거나 혹은 기타 원인으로 난산을 겪은 경우는 반드시 특별한 조치가 따르지 않으면 여러 가지 산후 후유증으로 시달리게 된다. 또한 분만 후에는 반드시 어혈이 형성되는데 어혈이라 함은 나쁜 피 혹은 죽은피의 뜻으로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비생리적인 혈액을 말한다. 분만과정에서 형성된 어혈이 미처 다 제거되지 않고 몸 안에 축적되어 있으면 산후복통, 산후출혈을 비롯 하여 사지 및 전신의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분만 후에는 반드시 어 혈을 제거하고 기혈을 보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모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분만 후 식사를 개시함과 동시에 ‘생화탕’이라는 탕약을 3~4일 복용하면 어혈로 인한 후유증을 방지 할 수 있다. 생 화탕은 자궁수축을 촉진하여 오로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며, 어혈을 소산시켜 산후복 통을 치료하고, 산욕자궁의 복고를 촉진한다.

흔히 산후에 보약을 먹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어혈을 제거하지 않은 채 보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혈의 배출을 방해하여 산후 발열 혹은 전신의 통증을 유 발할 수 있음으로 주의하여야 한다.

산후에 허약하여 피로해서 자주 눕거나 소화가 잘 안되며, 어지럽고 두통과 오한 이 나며 식은땀이 날 때 ‘보허탕’이나, ‘당귀황기탕’등으로 다스리면 분만 후 허약해 진 산모의 기혈을 보충하고 산후회복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향상시켜는 산후감염을 예방 및 치료하는 효과가 있고, 빠른 회복과 함께 임신 전에 가지고 있던 좋지 못한 건강상태조차 오히려 호전 될 수가 있다.

“여름 보약”

일부에서는 한방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 중에 한 가지가 여름철에는 보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 리니까 보약을 먹으면 약효가 땀으로 다 빠져나간다는 항간의 잘못된 상식 때문이 다. 어디서 유래된 얘긴지는 알 수 없지만 상상외로 대부분의 많은 사람이 이런 생 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땀을 흘리니까 더욱 더 보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 각을 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여름 때만 되면 괜히 병이 나는 사람이 있다. 빠르게는 늦봄부터 초여름에 머리 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밥맛이 없고 몸에 열이 나는 ‘주하병(注夏病)’이라고 하는 이 병은 뚜렷한 계절성이 있어서 이런 계절만 되면 발병하게 되는데 특히 허약 한 어린이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여름철에 밖에서 육체적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기혈(氣血)과 진액(津液)을 보충 하면서 서열(暑熱)을 가라앉히는 보약이 필요하고, 안에서 에어컨을 많이 쐬면서 근 무하는 사람은, 기운을 보하면서 따뜻하게 펼치되 꿉꿉하게 늘어지는 몸 안의 습기 를 줄이고 허열(虛熱)을 다독이는 한약이 필요하다. 학생이나 수험생이라면 여름은 더욱 중요하다. 여름의 컨디션이 가을, 겨울까지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여름 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서 한약은 체력보강, 집중력 향상을 위한 가장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겨울에는 차가운 기후로 만물이 움츠린 것처럼 인체도 기운을 모으고 있지만, 여 름철의 인체는 체내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도 모공을 열어 많은 양의 땀을 흘리게 된다. 땀의 성분은 대부분의 수분과 염분 등의 여러 가지 물질들로 이 루어져 과다하게 분비하게 되면 인체의 필요한 영양분까지 빠져나가게 된다. 한방에 서는‘땀을 많이 흘리면 기(氣)가 빠지고, 기가 약하면 모공이 느슨해져서 땀이 흐르 게 된다.’라는 이론이 있다.

대개 진액이 고갈되어 허하고 비위가 허약하거나 원기가 부족하여서 더운 기후에 지탱하기 힘든 허약체질로서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가슴이 답답하여 개운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싫어하고 식욕도 사라지고 소화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더운 날이 지속 되게 되면 몸이 마르고 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또한 폭염에 몸을 드러내 놓고 상하 게 되면 목이 말라 찬물을 많이 들이키고 몸에 열이 나는데 오후가 되면 더욱 심해 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열이 사라지지 않고 몸이 말라 들어가며 정신이 몽롱해지게 된다.

그러므로 여름철의 더위로 흘리는 땀은 생리적인 신진대사가 상당히 활발하므로 배출되는 땀만큼 새로운 영양과 기운을 불어넣어 주어야 하고 더위로 열려있는 피부 의 모공과 기공을 통해서 침습하기 쉬운 사기(邪氣),즉 병의 기운에 저항하는 기운을 길러줘야 하는데 체력소모가 많으나 식욕저하로 오히려 영양분의 섭취는 줄고 찬 음 식을 많이 먹으므로 소화 기능이 약해져 있고, 내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여름철 이야말로 보약으로 인체의 기능을 유지하고 힘을 보강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여름철의 대표적인 보약으로는 <생맥산>, <청서익기탕>, <삼출건비탕> 등이며, ‘동 의보감’에는 이러한 경우에 <보중익기탕>에 시호. 승마를 빼고 황백. 백작약. 맥문 동. 오미자를 가미해서 복용하라고 했다. 또한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현란하며 다리 가 저리고 무릎 밑이 약하고 손발바닥에 열이 나며 입이 쓰고 혀가 마르며, 정신이 권태해서 잠만 자려고 하면 <삼귀익원탕>이 효과적이다.

더위를 먹어서 식은땀이 나고 얼굴이 때가 낀 것같이 되었을 때는 얼음물이나 찬 냉수를 마시지 말고 내장의 양기가 외부로 흩어 졌으므로 오히려 배를 따뜻하게 해 주고 더운물이나 생강을 다려서 마셔야 한다.

오메! 기(氣)살어.

지금 온 세계가 기(氣)가 막혀 있다. 세계의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이 큰 몸살 을 앓고 있으니, 다른 나라들은 거의 Panic이라 해도 과장되지 않는다. 그 속에 서 살고 있는 우리 서민들의 기(氣)는 더 막혀 있다. 한방에서 기(氣)는 생명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몸의 12장부(臟腑) 의 순환 경로인 열두 경락(經絡)을 통해 끊임없이 순행하면서 장부의 기능을 원 활하게 하여 우리의 생명을 영위하게 한다, 그런데 이 기(氣)가 어떤 장애를 맞 으면서 순환이 순조롭지 못하거나 막히게 되면, 병이 생기거나 심지어는 생명에 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 요인 중에 가장 큰 것이 정서적인 긴장상태로 야기되는 스트레스이다. ‘스 트레스’라는 말은 1936년에 ‘한스 셀리에’라는 사람에 의해 언급된 말로 우리의 인체에 가해지는 온갖 유해한 자극을 ‘Stressor'라고 하면 이로 인해 인체에 변 화가 일어나는 상태를 ‘스트레스’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기울(氣鬱)’증이라고 하여 칠정(七情), 즉 일곱 가지 감정적인 울 결증으로 긴장이 지속되는 경쟁사회구조에서 일어나는 정신적인 갈등이나 고민 등으로 야기되는 정신적, 신체적인 기능장애를 의미하는데, 음양의 부조화로 인 체 내 기의 흐름이 정체된 현상으로 피로가 심해지고 어깨가 뭉치며 변비가 생기 며 입이 건조해지는 등의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또한 심리적인 영향으로 화가 잘 나는 증상도 나타나며, 특히나 위장문제를 동반하는데 만성적인 소화불량, 속 쓰림, 변비, 복부 팽만이 그것이다. 이로서 생리기능이 원활하게 소통되지 못하여 생리적 계통에 장애나 이상을 초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울증은 각각 장부의 기운의 모양에 따라 감정의 기복에도 영향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테면 화를 내거나 노하는 것은 ‘간(肝)’에 해당되고, 슬퍼하고 애통 해 하는 것은 ‘폐(肺)’가, 기뻐하는 것은 ‘심장’의 역할이고, 사색하고 고민하는 것은 ‘비장’이, 무서워하고 놀라는 것은 ‘신장’등으로 구별된다. 기울증의 대표적인 증세는 두통(특히, 편두통)이 있거나, 목이나 어깨나 턱, 팔, 손발, 등이 뻣뻣한 느낌이 있거나, 쉽게 신경이 예민해 지거나, 괜히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한숨이 자주 쉬어지거나, 어지럽고 머리가 빈 것 같음을 느낌이 있거나, 목에 무엇이 걸린 것 같아 삼켜지지도 않고 뱉으려 해도 걸려 있는 느낌 이거나, 쉽게 감기나 독감에 잘 걸리거나, 소화가 안 되고 매스껍고 위가 편치 않거나, 설사나 변비가 있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거나, 잠들기가 힘이 들며 숙면을 계속하지 못하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하고, 손발이 차갑거나, 잠 을 잘 때 이를 갈거나, 식은땀이 잘 난다든지, 괜히 화를 내거나 짜증을 잘 내거 나, 근육통이 있거나, 걱정이 되면서 늘 불안한 느낌이 드는 증세들이다. 이 증세 들 중에서 5가지 이상 해당이 된다면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요한다.

이 병은 외향적인 성격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쉽게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내 성적인 사람이나, 과다한 정신적인 소모가 많은 사람에게 곧잘 나타난다. 한방 생리학적으로 인간의 감정과 몸속의 오장육부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견지 에서, 감정이 제대로 발산되지 않고 쌓이게 되면 생체 에너지라 하는 기운이 순 환이 되지 않아서 피의 순환에도 장애를 미침으로 오장 중에서도 간의 기운이 제대로 소통이 되지 못하여 ‘기가 막혀’울결 됨으로 생기게 되는 병인데, 한방적 인 치료는 히스테리로 인한 경우에는 「감맥대조탕」을 쓰고, 이완성체질로서 위 장장애를 겸할 때는 「반하후박탕」 등으로 간의 기운을 풀어주고 습담을 없애 주 면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면서 갖가지 현대병의 근원이 되는 스트레스를 전혀 받 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삶 가운데 역경과 환난 속에서도 크고 작은 스트레스 를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자세로 받아들여서, 오히려 성장의 자극제로 삼아 자기 발전에 유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한다면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오메! 기(氣)살 어.’하는 함성을 지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산후조리

일반적으로 출산 후 6-8주간을 산욕기라 하는데 산욕기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하여 야기된 성기의 상처가 치유되고 변화된 모체가 임신전의 상태로 되돌 아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적절한 산후조리를 하지 못하면 위에서 열거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산후조리는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하나는 환자자신이 취 할 수 있는 생활상의 주의사항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의의 협조로 이루어지는 산후보양이다. 우선 산모가 일상생활에서 주의하여야 할 사항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안정과 휴식이다. 예로부터 삼칠일은 안정과 휴식을 취하라고 되어 있다. 임신 및 출산으로 흐트러진 뼈마디가 제자리를 잡으려면 적어도 삼칠일 즉 삼 주는 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 기간 동안 꼼짝도 하지 말고 누워 있으란 말은 아니다. 지나친 안정은 오히려 오로배출을 지연시켜 어혈을 형성하는 원인이 되고 자 궁, 골반, 복부 등의 근육을 이완시켜 몸의 원상회복을 지연시킨다. 분만 당일과 산후 제1일은 누운 채 손과 발을 움직일 정도로 절대안정을 취하 고, 제2-3일째는 누운 채 몸을 움직이되 식사 때나 젖 먹일 때는 자리에서 일 어나 앉아도 된다.

산후 4-6일경은 실내를 가볍게 걸어 다녀도 무방하며 10-14일째는 집안을 자유로이 다녀도 된다. 최소 산후 3주까지는 일을 심하게 하거나 운동을 많이 하면 각 관절에 무리가 와서 통증이 발생하게 되므로 일이나 운동을 하더라도 관절이 아프기 전에 휴 식을 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신운동이 아니라도 특정한 관절이나 부위에 무리가 가면 그 부위에 통증이 생김으로 주의를 요한다. 실제로 젖을 먹이느라고 손목이나 팔을 많이 써서 그 부위에 통증이 오는 경 우를 많이 볼 수 있음으로 팔에 쿠션을 받치는 등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 둘째는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산후에는 방을 따뜻하게 하여 몸에 촉촉이 땀이 나서 쾌적한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방의 온도를 지나치게 높이거나 일부러 이불을 뒤집 어쓰고 땀을 억지로 많이 나게 할 필요는 없다. 지나친 발한은 체액의 손실을 초래해 기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피부와 근육의 이완으로 땀구멍이 열려서 식은땀을 나게 하며 체온조절기능을 저하시킨다. 한의학에서는 산후조리의 三大 禁忌사항으로 구토, 설사, 발한을 꼽는다. 급격한 구토, 설사, 발한은 급성탈수를 유발하여 생명의 위급을 초래할 수 있 기 때문이다.

셋째는 냉수를 만지지 말고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긴 팔의 엷은 내의를 입는 것이 좋다. 산후 1주일정도는 냉수를 만지지 말고 외음부도 냉수로 씻지 말고 찬바람을 쐬면 안 된다. 산후 3주까지는 손과 발도 따듯한 물로 씻고 몸에 땀이 많이 나면 마른 수건 혹은 따듯한 물에 헹군 수건을 꼭 짜서 닦아내는 정도로 한다. 목욕은 정상적인 경우 3주후에 따듯한 물로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흔히 아기를 낳고 나면 몸이 가볍고 칙칙한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초산부나 젊은 산모의 경우 서둘러 머리를 감거나 혹은 덥다고 선풍기를 트는 경우가 있는데, 단 한번의 실수로 손발이 차고 몸에서 찬바람이 나거나 열도 없는데 추웠다 더웠다 하는 등 고생하는 예가 비일비재하다. 넷째는 정신적 안정이다. 자료: http://www.medcity.com 분만 후 집안에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나 신경을 쓰고 과로하는 예가 있는데, 육체적 과로보다 정신적 충격이 주는 피해가 더 크다. 슬픔이나 분노는 물론 지나친 사색이나 급작스러운 환희도 결코 좋지 않다. 한의학에서 분노는 간을 손상하고, 思索은 지라를 손상하며, 공포는 콩팥을 손 상하고 지나친 기쁨은 심장을 손상하며, 슬픔은 폐를 손상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독서를 하되 지나치게 격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은 심장에 부담을 주며, 재미있다고 텔레비전 같은 것을 너무 오랫동안 보면 간장에 손상을 주 고 시력을 나쁘게 하며, 음악 감상을 하더라도 자극적인 음악을 장시간 들으 면 콩팥과 청력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며, 오염된 공기는 물론이거니와 초생 아와 산모가 기거하는 실내의 냄새가 싫다고 지나친 향수를 과용하면 폐의 기 능과 취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평안하고 안락한 마음으로 아기와 접촉하고 무언중에도 아기와 대화를 한다면 아기의 심성에 좋은 영향을 미침은 물론 산모의 산후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 다. 다섯째는 산후에는 굳은 음식, 자극적인 음식,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 굳은 음식은 뼈와 치아에 해가 되고, 짠 음식은 콩팥에 해가 되고, 단 음식은 비위에 해가 되고, 신 음식은 간과 근육에 해가 되고, 매운 음식은 폐에 해가 된다.

산후 영양보충을 한다고 서둘러 고깃국이나 달걀음식을 먹으면 어혈의 소산을 지연시킴으로 전통적인 산후식인 미역국에 담박한 생선류와 부드러운 음식을 위주로 하고 지나치게 차거나 뜨겁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여섯째 千金方이라는 의서에 의하면 산후 백일내에는 성관계를 금하라 하였 다. 반드시 백일을 고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만 후 열상이나 수술 자 리의 회복 및 산후출혈의 방지를 위하여서는 물로 산후바람의 원인이 될 수 있음으로 조기의 성관계는 어떤 경우에도 바람직하다 할 수 없다. 일곱째는 산후에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근래 젊은 엄마들이 출산 후 불어난 체중을 조절하기 위하여 무리하게 식사량 을 줄이거나 아예 금식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훗날 산후바람은 물론 심지 어 난소기능의 위축을 가져와 무월경 및 조기 폐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 다. 임신 및 출산으로 불어난 체중은 이상에 열거한 산후조리와 충분한 보양을 취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군살은 분해 흡수되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되어 필 요없는 살의 축적을 막고 독소와 수분은 배설되어 산후복고와 함께 원래의 상 태로 조절된다.

임신과 출산을 겪은 산모의 특징은 瘀血과 虛弱이다. 10개월이나 되는 임신기간동안 태아를 양육하느라 몸 안의 기운이 다 빠진 상 태에서 다시 10여 시간에 걸친 분만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 을 수 있으나 모든 산모는 氣血이 허약하다. 가령 분만 시 많은 양의 출혈을 하거나 혹은 기타 원인으로 난산을 겪은 경우 는 반드시 특별한 조치가 따르지 않으면 여러 가지 산후 후유증으로 시달리게 된다. 또한 분만 후에는 반드시 어혈이 형성되는데 어혈은 나쁜 피 혹은 썩 은 피의 뜻으로 비생리적인 혈액을 말한다. 분만과정에서 형성된 어혈이 미처 다 제거되지 않고 몸안에 축적되어 있으면 산후복통, 산후출혈을 비롯하여 사지 및 전신의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분만 후에는 반드시 어혈을 제거하고 기혈을 보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모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분만 후 식사를 개시함과 동시에 生化湯이라는 탕약을 1-2일 복용하면 어혈로 인한 후유증을 방지 할 수 있다. 생화탕은 자궁수축을 촉진하여 오로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며, 어혈을 소산시 켜 산후복통을 치료하고, 산욕자궁의 복고를 촉진한다. 흔히 산후에 보약을 먹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어혈을 제거하지 않은 채 보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혈의 배출을 방해하여 산후 발열 혹은 전신 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음으로 주의하여야 한다. 산후 보약으로는 일반적으로 補虛湯이라는 약을 사용한다. 이 약은 분만 후 허약해진 산모의 기혈을 보충하고 산후회복을 촉진하고 면역 력을 향상시켜는 산후감염을 예방 및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산후풍 (産後風)

대개 출산 후의 산욕기의 중요성은 고금을 막론하고 강조되어 왔는데, 임신전의 상태로 회복되기 위한 일정기간 동안 산부의 노력과 주위사람의 지극한 협조가 뒤따 라야 한다. 회복기간은 개인적인 영양 상태나 생활환경, 수유법 등으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개 6주에서 8주 정도라 생각할 수 있다.

그 기간 동안에 임신 중 늘어났던 자궁이 정상적으로 수축하고 복벽이나 질, 요도 등이 생리적인 복구 현상이 일어나고, 분만이 산도(産道)의 상처가 치유된다. 그 외 에 더욱더 중요한 것은 열 달 동안 태아의 생장을 위해 집중되었던, 흔히 영양이라 고 일컫는 정(精). 기(氣). 혈(血)의 보충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기간인 것이다. 인체의 생명을 영위하는 가장 기초적인 물질이라 할 수 있는 정과 기와 혈에 대해 분만 후의 산모의 상태는 극도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출산 중 과다한 출혈이 있었 다면 더욱더 주의를 기울어야 하는데, 뼈와 근육과 내장이 상당히 허약해져 있기 때 문에 알맞은 온도에서 영양과 섭생법이 잘 따라 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환경이나 여건이 허락지 않거나, 산후의 섭생에 대한 지식이 없 으므로 분만 후나 출산이 지난 몇 년 후에야 비로소 각종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대개 이러한 경우를 산후풍(産後風)이라 하는데 한의학에서 風症이란 증상이 고정 되어 있지 않고 수시로 변하기를 잘하는 유형의 질병에 광범하게 사용한다. 가령 신경마비, 지각이상, 근육경련, 피부소양을 비롯하여 류마티즘이나 관절염 및 신경통뿐만 아니라 전신 혹은 특정한 국소가 시리고, 머리나 음부 혹은 전신에서 찬바람이 나오는 듯한 증상인 냉증(冷症)과 피부의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증상을 산 후 피풍증도 나타난다. 뼈마디 마디가 쑤셔서 마치 매 맞은 사람처럼 온몸이 아파서 몸을 가눌 수가 없다든지, 웬만한 바람에도 몸이 으쓱하고 추우며 뼛속이 시큰거리 고, 머리와 목덜미가 아파 오는 등의 통증이 있다. 그러므로 산후풍이란 임신과 분만으로 인하여 나타날 수 있는 모든 후유증상을 포괄 한다 할 수 있다.

이는 모두가 산부의 기와 혈이 허약한데 저항력이 감퇴된 데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반드시 허약한 것을 보충해 주고 혈액의 생성과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을 원칙 으로 한 치료방법을 써야 한다. 온몸의 마디가 쑤시고 아프며 만져주고 안마를 해주면 오히려 시원한 것은 피가 부족함으로 원인이 되므로 [가미사물탕]이나 [팔진탕]이 효과적이고, 배출되어야 할 어혈이 몸속에 남아 있을 시에는 [생화탕]에 활혈거어약을 가미하면 빠른 회복을 기 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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